멘토 데이트 (김형직 서울영업본부장)
25년 동안 카지노 딜러로 살아온 이가 있다. 그는 플로어 슈퍼바이저, 시프트 매니저에서 마케팅 전략실장, 점장에 이르기까지 카지노 관리자로서의 모든 역할을 두루 거쳤다. 그리고 2013년 12월, 그는 GKL 상임이사 자리에 올랐다. GKL 김형직 서울영업본부장의 이야기다. 딜러 출신이 상임이사에까지 오른 것은 GKL 설립 이래 최초다. 감회를 묻자 그는 “우직하게 한 길을 걸어 나간 것뿐”이라고 담담하게 말한다.
EDITOR 양정연 PHOTO 김한석
김형직 서울영업본부장은 2005년 GKL에 공채 입사했다. 당시 그가 카지노 업계에서 쌓아 올린 경력만 자그마치 25년이었다. 그는 1980년 오림포스호텔(현 파라다이스 인천) 카지노에 입사한 후 줄곧 딜러로 활동했다.
“2005년 정부의 관광진흥정책에 따라 GKL이 설립됐습니다. 그간의 경력을 인정받아 영업팀장으로 입사하게 됐죠. 딜러 총괄은 물론 칩스, 카드, 게임 테이블 등 영업에 필요한 기자재까지 하나하나 갖춰나갔습니다. 정말 눈코 뜰 새 없이 바빴어요. 강남 코엑스점을 오픈하자 당시 사장님께서 ‘이제 힐튼점 오픈을 도와라’ 하시더라고요. 하하. 다른 직원들도 참 애를 많이 썼습니다.”
김 본부장은 GKL 역사의 산증인이다. 그는 입사 이후 영업팀장을 거쳐 마케팅 전략실장, 부산 롯데점장, 강남 코엑스점장 등을 두루 지냈다. 특유의 노련함과 과감한 추진력, 맏형 같은 카리스마로 직원들을 통솔하는 것이 그만의 강점이다.
2012년 10월, 세븐럭 카지노 강남 코엑스점장으로 부임한 그는 놀랄만한 성과를 보였다. 경영위기를 겪고 있던 당시 홀드율(고객 칩 대비 카지노가 벌어들인 금액의 비율)을 2개월여 만에 약 7.9%에서 12.9%까지 끌어올린 것. 지난 2013년에는 CEO 공백이라는 비상경영 체제 아래에서도 강남 코엑스점의 매출 목표를 초과 달성하는 등 경영 안정화에도 많은 기여를 했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성과를 낼 수 있었던 비결을 묻자 김 본부장은 “모두 함께 만들어낸 결과”임을 강조한다.
“마케터 및 영업 직원들의 노고가 결실을 맺은 거죠. 저는 그들이 마음 편히 일할 수 있도록 구름을 거둬준 역할만 했을 뿐입니다. 마침 2012년 하반기에 중국 VIP 고객 수가 늘었어요. 운도 많이 따랐죠. 카지노 게임을 예로 들어볼까요? 바카라는 절대로 조작할 수 없는 게임이에요. 손님이 럭키하면 이기는 거고, 그렇지 않으면 하우스가 이기죠. 둘 중 하나예요. 목표 매출을 달성하지 못한 상황에 상상도 못했던 VIP 고객들이 많이 찾아주신 게 행운이 아니고 뭐겠어요. 그렇게 받은 탄력이 2013년까지 이어졌습니다. 결국 매출 목표도 달성했고요.”
김 본부장은 지난 35년간 매출에 대한 부담에서 한순간도 벗어나지 못했다고 털어 놓았다. 기업의 목적 자체가 이윤을 남겨야 살아남기 때문일 것이다. “뇌의 습관이라는 말을 아시나요? 저는 잠에서 깨어나는 순간에도 늘 매출만을 생각합니다. 어쩔 수 없는 일이죠. GKL은 그 어느 카지노보다도 압축 성장했습니다. 조직을 안정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서는 책임과 실천이 따라야함은 당연한 일입니다. 부담감은 상당합니다. 매년 리스크와 고비도 있고요. 하지만 동요하지 않습니다. 저는 책임자로서의 역할을 다할 뿐이고, 고맙게도 이런 저를 직원들이 많이 믿고 따라주고 있습니다.”
딜러부터 상임이사(영업본부장)라는 자리까지 올라온 그는 후배 직원들의 롤모델이 되곤 한다. 김 본부장은 “어린 직원들이 멘토를 해달라고 할 때 많은 생각이 든다”며 “뿌듯함과 함께 책임감도 들면서 후배들을 실망시키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제 딜러 생활 때를 떠올려보면 상임이사라는 위치는 보이지 않는 벽이었고 신기루와 같은 자리였습니다. 욕심조차 내지 못했죠. 하지만 다른 생각 없이 성실히 일하다 보니 신기하게도 길이 조금씩 열렸습니다. 주변에서 응원도 많이 해줬고요. 간부는 경험하는 자리가 아닌 증명해야 하는 자리임을 매번 깨닫습니다. 많은 딜러들에게 좋은 본보기가 되기 위해 부지런히 노력해야죠.”
평사원으로 시작해 바닥을 다지며 카지노 업계의 모든 과정을 겪어냈기 때문일까. 후배들을 생각하는 마음이 남다르다. “많은 후배들이 일을 편안하게 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주고 싶습니다. 2012년 객장 내 금연 실시, 불량 VIP 고객 출입 금지 등이 그 예입니다. 3교대 근무라는 게 저도 해봐서 압니다만, 노동 강도가 외부에 비쳐지는 것보다 훨씬 세요. 감정노동 있잖아요. 후배들이 힘들어 하는 모습을 볼 때마다 너무 안타깝죠. 하지만 태어난 이상 일은 해야 합니다. 그리고 자기가 소속되어 있는 직장에 불만을 갖는 것은 어리석은 일입니다. 자신의 양식을 걷어차는 의미입니다.”
김 본부장은 카지노 업계에 살아남기 위해서는 ‘매일 스스로를 체크해야 한다’고 말한다. “GKL과 나는 과연 무슨 관계인지 생각해보시길 바라요. 그리고 직장은 월급 그 이상의 의미가 있습니다. ‘어떤 모습으로 근무하는가?’가는 입사스펙보다 중요합니다. 속도보다는 방향이라는 말이 있듯이 우리 직원들도 내가 누구며 어떤 방향으로 갈 것인지에 대한 생각을 해야 됩니다. 지금 모르면 영원히 모릅니다. 우리 직원들이 카지노 전문가로서 목표를 간직하며 정진하길 바라는 마음이에요.” 그는 최근 인문학을 주제로 한 인터넷 강의를 듣고 있다. 개인적인 지식 축적뿐 아니라 3교대 근무로 지친 후배들에게 많은 지식을 공유해주기 위해서다.
GKL과 함께 성장 중인 그에게 창립 10주년은 의미가 남다르다. GKL은 10년이라는 시간동안 단 한 번도 퇴보하지 않고 꾸준히, 안정적으로 성장하고 있음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그는 말한다. “우리 회사가 2006년에 영업을 본격 시작한 후 2014년까지 약 3조 8500억의 수익을 냈습니다. 직원 1600명이 1인당 24억씩 벌어들인 것이죠. 이러한 흐름이라면 2025년, 3조 매출 달성도 충분히 가능합니다. 계획대로 잘 진행되고 있고, 또 잘 될 것이라는 믿음을 직원 모두가 가져야합니다. GKL은 보석 같은 회사입니다. 이젠 주식 시가 총액도 2조가 넘는 회사가 되었습니다. 어느 누군가는 신도 부러워하는 직장이라고 합니다. 이처럼 좋은 직장에서 근무하고 있음을 늘 감사히 여기며, 직원 모두가 카지노 전문가로서 탄탄하게 성장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