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든 라이프 (보장성보험 잘 가입하는 방법)

보장성보험 잘 가입하는 방법

며칠 전부터 보험 가입 권유에 시달리고 있다. 어머니의 친한 친구가 보험 회사에 입사한 것. 어머니의 재촉을 견디다 못해 보험 가입을 결정했다. 하지만 가입설계서를 살펴보니 매월 납입해야 하는 보험료가 15만 원이 넘었다. 중대한 질병을 중점적으로 보장하는 보험이라고는 하지만 설계서만 봐서는 그 내용을 이해하기 어렵다. 직장인 형편에 월 15만 원의 보험료는 결코 만만치 않은 돈이다. 저렴하면서도 꼭 필요한 항목만 골라서 보험에 가입하고 싶다. 어떻게 하면 보장성보험에 잘 가입할 수 있을까?

글. 이천 희망재무설계 대표

보험은 어렵다. 이정도면 됐다 싶을 정도로 잘 가입한 사람을 본적이 없을 정도다. 대부분 ‘과하거나, 부족하거나, 없거나’ 이다. 보험 내용도 잘 모르면서 돈만 불입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보험이 필요한데 보험에 대한 불신 혹은 당장 생활이 어렵다고 가입하지 않는 사람이 있다. 해약한 경우도 안타깝기는 매한가지다. 지금부터 현명하게 보험을 가입하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자.

저비용·고효율 보험 가입하기

60세 이전에 사망하거나 암, 뇌졸중 같은 성인병에 걸릴 확률은 열 명 중 한 명꼴이다. 혹시 모를 그 한 명에 내가 속할지 모르니 보험에 가입하는 것이다. 보장성보험은 저비용·고효율 원칙에 따라 필요한 보장 내역만 가입해야 한다. 나머지 여윳돈은 저축이나 투자를 해서 돈을 모으고 불리는 게 현명하다. 어떻게 하면 똑소리 나게 보험 가입 잘했다고 할 수 있을까?

첫째, 보험회사만 좋은 일시키지 말고 내 돈은 내가 굴리자
월 보험료로 20만 원을 내고 있다고 가정해보자. 꼭 필요한 보장만 남기고 보험료를 10만 원으로 줄인다면? 보험의 납입 기간은 대개 20년으로 설정한다. 보험료 20만 원을 10만 원으로 줄이면 ‘줄인 보험료만 10만 원 x 12개월 x 20년 = 원금 2,400만 원’이 된다. 보장은 보장대로 받으면서 2,400만 원을 모을 수 있다. 적금이나 적립식 펀드를 이용하면 금액은 더 커진다. 보험을 가입하지 않거나 부실하게 가입하는 것도 문제지만, 과하게 가입해 돈을 낭비하는 것도 문제다.

둘째, 해약환급금에 집착하면 보험료를 더 많이 내야 한다
자신에게 딱 맞는 보험을 선택하기 위해 보장 내역을 꼼꼼히 따져보는 것이 해약환급금보다 중요하다. 잘 가입한 보험은 중간에 해약할 필요가 없다. 해약환급금을 많이 받는 방법은 간단하다. 보험료가 비싼 주계약 금액을 쓸데없이 크게 하거나, 납기를 짧게 해서 보험료를 많이 내면 된다. 종신보험을 비롯한 대부분의 보험은 사망과 동시에 사망보험금 지급으로 종결된다. 보험료를 많이 냈다고 사망보험금에 해약환급금을 더 해서 주지도 않는다. 만기환급금이 있는 보험은 만기 때 물가상승에 따라 화폐가치가 하락한 불입원금 수준의 환급금을 받게 된다. 해약환급금에 집착하면 비싼 보험료를 내야한다는 것만 잘 기억하면 된다.

셋째, 인플레이션에 따른 보험금 가치 하락을 염두에 둬라
35세 남성이 질병으로 사망할 때 보험금으로 1억 원이 지급되는 종신보험에, 월 20만 원씩 20년간 보험료를 불입하는 조건으로 가입했다고 가정해보자. 20년 동안 총 불입하는 보험료는 원금만 4,800만 원이다. 이때 물가상승률을 연간 4%로 가정하면 18년 후인 53세에는 사망보험금의 가치가 1억 원에서 5,000만 원으로 줄어든다. 다시 18년 후인 71세에는 다시 반이 줄어 사망보험금의 현재 가치가 2,500만 원까지 줄어든다.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물가가 상승함에 따라 화폐가치가 하락해 보험금 역시 푼돈이 된다.

넷째, 80세 만기 상품을 100세 만기로 바꿀 필요는 없다
몇 년 전만해도 80세 만기 보험 상품이 주를 이뤘다(종신보험이라도 사망 보장만 종신일 뿐 특약은 80세 만기가 일반적이다). 하지만 최근 100세 만기 상품이 출시되면서 80세 만기 보험 상품을 100세 만기로 갈아타라는 보험설계사들이 많다. 인플레이션에 따른 화폐가치 하락을 감안하면 80세 만기에 받는 보험금이나 100세에 받는 보험금이나 큰 차이가 없다. 게다가 여태까지 보험료를 불입했던 시간은 날아가고 다시 20년을 불입해야 한다(80세 만기나 100세 만기 모두 20년 납을 선택한다고 가정할 때). 보험에 가입할 사람은 100세 만기 상품을 선택해도 괜찮지만 기존 80세 만기 가입자가 굳이 100세 만기 상품으로 갈아탈 필요가 없다.

다섯째, 갱신형보다는 비갱신형으로 가입하라
보험료를 정해서 불입하는 방식에는 갱신형과 비갱신형이 있다. ‘갱신형’은 기간을 정해 놓고 갱신할 때마다 보험료를 다시 산정해 보험료가 변동된다. ‘비갱신형’은 처음에 정한 보험료가 납입기간 동안 변동되지 않는다. 가입자 입장에서는 ‘비갱신형’으로 가입하는 게 유리하다. ‘갱신형’은 갱신 시점의 연령 증가나 손해율의 변동에 따라 보험료가 변동된다(손해율은 보험회사가 거둬들인 보험료 중에서 교통사고 등이 발생했을 때 피해자에게 지급한 보험금의 비율을 말한다). 나이가 올라가면 보험료가 올라가고 손해율이 상승해도 보험료가 올라간다. 예외가 없는 한 갱신 시점마다 보험료가 올라간다고 보면 된다. 가입 시점의 보험료는 가입자가 선택할 수 있지만 갱신 시 보험료는 보험회사가 결정한다. 갱신할 때마다 보험료가 크게 오르면 가입자의 선택은 두 가지뿐이다. 오른 보험료로 내거나 해약하고 다른 보험에 가입하는 것이다. 갈아타는 것이 쉽지 않을 수 있다. 그동안 건강 문제가 생겨 보험금을 받았다면 다른 보험에 가입하지 못하거나 나쁜 조건으로 가입해야하기 때문이다. 이럴 경우 울며 겨자 먹기로 ‘갱신형’을 유지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지는 것이다.

여섯째, 사망보장은 종신보험 아닌 정기보험을 이용하라
종신보험은 주계약 금액이 비싸다. 질병으로 사망했을 때 보험금을 지급하는 일반 사망보험금이나 해약환급금은 대부분 주계약 금액에 따라 결정된다. 사망보장 기간은 특별한 경우가 아닌 한 자녀가 독립할 때까지로 두면 된다. 35세 기준, 1억 원의 일반 사망보험금을 종신보험으로 준비하면 매달 20만 원 내외를 보험료로 불입해야한다. 사망보장금만 받고자 해도 10만 원 이상을 비용으로 지불해야 한다. 대신 정기보험으로 동일한 보장 금액을 준비한다면? 자녀 나이에 따라 보장 받는 기간이 달라지겠지만 매달 3만5,000원 내외만 불입해도 충분하다.

일곱째, 여러 개보다는 1~2개로 보험 가입을 종결하라
어린 시절에 우표 수집하듯 보험 증권을 수집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럴 경우 보험료는 대부분 비효율적으로 구성되어 있어 돈이 줄줄 새게 된다. 보험료에는 보험 사업비가 포함되어 있다(보험 사업비는 보험회사가 보험영업에 쓰는 돈이다. 이 돈은 보험가입자가 내는 보험료에 포함돼 있기 때문에 사업비가 많으면 보험료도 그만큼 높아진다). 여러 개의 보험에 가입할 경우 사업비만으로도 보험 1~2개를 제대로 가입한 것보다 많을 수 있다. 또한 보장 항목이 겹치는 경우도 있다. 보험료가 이중, 삼중으로 나가는 꼴이다. 보험을 적극적으로 리모델링하지 않는 한, 추가 가입 말고는 부족한 부분을 보완할 대안이 없다.

글쓴이 이천
재무 설계 전문기업인 (주)희망재무설계의 대표로, 신입사원부터 기업인, 변호사, 의사까지 약 1,000명의 재무 주치의로 활동하고 있다. <내 통장 사용설명서> <왜 내 월급은 통장을 스쳐가는 걸까?> <내 인생을 바꾼 두 번째 수업-재테크> 등을 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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