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월은 더위가 막바지에 이르는 시기로 1년 중 평균기온이 가장 높은 달이다. 늦더위가 기승을 부리지만 절기로 입추가 들어서 있어 밤이 되면 선선한 바람이 느껴지기도 한다. 입추는 여름의 흙일이 끝내고 서서히 가을을 준비하는 시기이다. 이 무렵에는 논의 물을 빼기 시작하는데, 1년 벼농사의 성패가 이때의 날씨에 달려 있다. 늦여름의 따가운 햇살을 받아 벼가 누렇게 익어야 하고 처서까지는 비가 내리지 않아야 풍작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인생의 풍작을 위해서는 열심히 땀을 흘려야하지만 쉬는 것도 제대로 쉴 줄 알아야 고운 빛깔의 열매들을 수확할 수가 있다. 더위와 휴가의 열기가 절정에 이르는 8월, 도시에서 보내는 의미 있는 피서법과 이색 여름체험, 8월을 상징하는 탄생석과 기념일에 대해 알아본다.
Editor 정자은
1.혜원 신윤복 ‘미인도’ (간송미술문화재단 제공) 2.김득신 ‘야묘도추’ (간송미술문화재단 제공) 3.단원 김홍도 ‘마상청앵’ (간송미술문화재단 제공)
4.추사 김정희 ‘명선’ (간송미술문화재단 제공)
찌는 듯한 더위로 여름휴가 떠나기가 고민된다면, 멀리 떠나지 않고 도심에서 의미 있게 보내보는 것은 어떨까.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는 ‘간송문화전-문화로 나라를 지키다 2부’가 1부에 이어 전시된다.
간송문화전이 큰 관심을 받는 큰 이유는 바로 76년 만에 간송미술관을 나와 DDP로 첫 외출을 한 혜원 신윤복의 <미인도> 때문이다. 가체를 사용해 탐스럽게 얹은머리, 짧은 기장과 좁아진 소매통의 저고리, 무지개 치마를 받쳐 입어 풍만하게 부풀어 오른 치마까지 초상화 속 여인은 관능미를 내뿜으며 요염한 자태로 관람객을 유혹한다. 이 작품은 단아한 조선 미인의 품격과 아름다움을 잘 묘사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2008년 가을 서울 성북동 간송미술관에서 열린 ‘조선서화대전’에서 미인도를 놓쳤었다면, 동대문으로 첫 나들이를 나온 조선 미인을 이번 여름에는 놓치지 말도록 하자.
간송문화전 2부 ‘보화각’의 관전 포인트는 한국미술사의 손꼽히는 시대적 대표 유물을 한 곳에서 볼 수 있는 보기 힘든 대규모 전시라는 점이다. 혜원 신윤복의 미인도를 필두로 국보급 불상, 고려청자, 분청사기, 한석봉, 김정희 등 당대 최고의 서예가들의 작품들이 기다리고 있다. 겸재 정선의 진경산수 명작인 ‘압구정’과 ‘풍악내산총람(楓岳內山總覽)’, 말을 탄 선비가 버드나무 위 꾀꼬리 한 쌍 모습에 넋을 빼앗겨 멈춰선 풍경을 서정적으로 그린 김홍도의 ‘마상청앵(馬上聽鶯)’, 5만 원권 지폐 뒷면에 실린 조선 중기 묵죽 대가 이정의 ‘풍죽(風竹)’, 단원 풍속화의 맥을 계승한 김득신의 ‘야묘도추(野猫盜雛)’ 등 교과서에서 자주 본 작품들이 즐비하다. 이번 전시는 9월 28일까지이며 관람료는 8천원이다.
여름에는 공포영화가 인기인 것처럼 남량특집 동굴체험으로 휴가의 주제를 잡아보자. 동굴 안은 평균 10℃ 안팎으로 서늘해 공포체험에는 제격이다.
강원도 정선의 화암동굴 안은 평균 기온이 10~13℃로 요즘 같은 폭염에는 최적의 장소다. 천연 종유 동굴과 갱도를 이어 만든 화암은 길이만 1803m에 달한다. 화암동굴은 굴 전체가 테마형이다. 역사의 장, 금맥 따라 365, 동화의 나라, 금의 세계, 천연 동굴광장 등 5개의 테마로 신비롭게 구성되어 있다. 이곳에서는 여름마다 ‘야간 공포체험’을 운영한다. 2007년 시작한 공포동굴은 정선군의 이색 피서 프로그램이다. 공포체험 시간은 오후 7시부터이며, 30분 간격으로 팀이 출발한다. 단, 하루 체험객은 선착순 400명이니 참고하자. 1803m 굴 곳곳에는 처녀귀신, 저승사자, 늑대인간, 강시, 마녀로 특수 분장한 귀신들이 기다리고 있다. 동굴 안은 전부 소등상태이며, 팀은 랜턴 불빛 하나에 의지한 채 호러존(공포존) 20곳을 모두 찍고 와야 한다. 8월 17일까지이며 요금은 어른 1만 2천원, 청소년 1만원, 어린이 5천원이다.
8월의 탄생석은 노란색과 녹색이 혼합된 듯 미묘한 색깔을 띠는 페리도트(Peridot)이다. 감람나무의 색깔과 비슷해 감람석이라고도 부른다. 페리도트에게는 ‘이브닝 에메랄드’라는 로맨틱한 별명이 있다. 인공조명 아래에서는 색이 변하지 않지만, 달빛 아래에서 보면 페리도트는 에메랄드처럼 짙은 녹색을 띠기 때문이다. 또 페리도트는 우주에서 날아오는 운석에서 가끔 발견되기도 하는데 이 때문에 오래전부터 지구와 우주의 비밀을 푸는 중요한 단서가 되어왔다. 신이 우주의 신비에 빠진 인간에게 최초로 선물한 보석이라고도 한다. 페리도트는 부부와 연인의 행복, 친구와의 화합, 환희 등을 상징한다. 금팔찌에 페리도트를 장식해 남자는 왼쪽 팔에, 여자는 오른쪽 팔에 차면 모든 악을 피할 수 있다고도 전해진다.
8월에는 음력 7월7일로 세는 칠석날이 있다. 칠석은 양수인 홀수 7이 겹치는 날이어서 길일로 여긴다. 견우와 직녀가 까막까치들이 놓은 오작교에서 한 해에 한번 만나는 날이라는 설화가 있다. 이 설화의 배경은 독수리별자리의 알타이르(Altair)별과, 거문고별자리의 베가(Vega)별을 가리키는 것이다. 두 별이 은하수의 동쪽과 서쪽에 위치하고 있는 데서 유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