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음이 맞는 동료와 다양한 문화생활을 부담 없는 가격에 누릴 수 있는 행복한 직장인들이 있다. 매달 규칙적으로. 게다가 폭넓은 연령층의 인생 선후배들과 돈독한 우정까지 나눈다. 얼마나 좋을까? GKL 부산본부 사내 동호회 팝컬처(Pop Culture)의 이야기다.
Editor 양정연 Photo 강정호
컬처 투게더는 2007년에 결성되어 올해로 8년차에 접어든 GKL 영화 동호회다. 모두 20명의 회원이 한 달에 한 번씩 모여 특별한 시간을 나누고 있다. 영화를 선정하는 과정은 자유롭다. GKL 부산본부 동호회 팝컬처는 ‘Pop Culture’ 뜻 그대로 ‘대중문화’를 즐기기 위해 만들어진 모임이다. 지난해 결성돼 활동한지는 1년이 조금 넘었지만 이미 부산본부 직원들 사이에서 그 명성이 자자하다. 정기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회원 수는 모두 56명. 그러나 동호회에 가입하지 않고 비정기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직원들의 수도 적지 않다. 동호회를 떠나 GKL 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문화를 나누고 느낌을 공유한다는 것에 참여자 모두 의의를 두고 있다.
한 차례의 태풍이 지나고 모처럼만에 맑은 하늘을 볼 수 있었던 7월의 어느 날. 팝컬처 회원들이 부산 해운대구 KNN 시어터에 모였다. 연극 관람을 위해서다. 이번에 만날 공연은 <우먼 인 블랙>으로 영국 가디언지가 선정한 세계 5대 공포소설 중 하나인 ‘우먼 인 블랙’을 각색한 작품이다. 특수 효과 하나 없이 오로지 빛과 소리, 배우들의 연기를 통해서만 극적 긴장감을 유지해 많은 관객들에게 호평을 받고 있다. 심리스릴러라는 독특한 장르의 연극 관람을 앞두고 동호회원들의 얼굴에서 약간의 설렘과 긴장감을 엿볼 수 있었다.
공연 시작 40분 전, 팝컬처 회원들은 여유롭게 도착해 담소를 나누었다. 오늘은 어떤 일이 있었는지, 며칠 전엔 어느 곳을 다녀왔는지, 휴가 계획은 세웠는지 등 소소한 이야기 하나하나 공유하는 모습이 참 정다웠다. “부산 구경은 잘 하셨어요? 이 근처에 괜찮은 집 생겼는데 소개시켜 드릴까요?”, “우리랑 연극 같이 보세요. 공연 끝나고 경치 좋은 해변까지 태워드릴게요.” 누가 먼저랄 것도 없었다. 부산까지 찾아오느라 고생 많았다며 살가운 인사를 건네는 그들에게서 인간적인 정을 느낄 수 있었다.
팝컬처 회원들은 월 1회 정기적인 모임을 갖는다. 각각의 회원이 이름난 공연과 독특한 전시 등의 정보를 수시로 검색하고, 그 내용을 회원들과 공유하며 즐길 거리를 선정한다. 활동 후기부터 일정, 건의사항 등 동호회 활동과 관련된 모든 이야기는 SNS를 통해 실시간으로 공유한다. 이 SNS는 부산본부의 독서 동호회인 ‘베스트셀러’와 함께 활용하고 있다. ‘문화’라는 공통된 흥미와 관심으로 팝컬처와 베스트셀러, 두 개의 동호회에서 활동하는 직원들도 많기 때문이다.
팝컬처 회원들은 모두 적극적이다. 밝고 유쾌하다. 이런 그들이 대거 몰려다니다보면 재미있는 에피소드도 꽤 있을 듯 했다. “뮤지컬 <루나틱>을 단체 관람했을 때 일이었어요. 우리 동호회의 열렬한 반응으로 공연장의 분위기가 한층 더 고조됐죠. 그중에서 제일 호응 좋은 관객으로 꼽혔던 저는 공연 제작자인 백재현 씨의 포옹을 받기도 했답니다(웃음).” 어느 공연을 가더라도 팝컬처 회원들은 폭발적인 리액션을 선보인다고 오퍼레이션팀 김진희 과장이 답했다.
팝컬처는 동호회 성격에 걸맞게 장르 구분 없이 다양한 문화생활을 즐긴다. 뮤지컬 <루나틱>과 <브로드웨이 42번가>, JK 김동욱 콘서트, 마리오 테스티노 사진전, 라이프 사진전 등 그동안 함께 관람한 작품 수도 열 손가락을 넘는다. 가장 기억에 남는 활동을 묻자 몇 몇의 여직원들이 얼굴을 붉히며 영화 <역린>의 관람을 꼽았다. “영화 관람 전 무대 인사가 있었어요. 부산에서 연예인을 만나기란 쉽지 않거든요. TV로만 보던 현빈과 한지민을 눈앞에 두다니! 정말 색다른 경험이었어요.”
최근에는 명화 그리기 등 체험형 문화예술 프로그램도 진행했다. 어린 시절 교과서에서만 보았던 유명한 작품들을 직접 그려보면서 명화와 친해질 수 있는 특별한 순간이었다. 회원들의 반응이 대단했다고. “마지막으로 붓을 잡아본 게 언제였는지 기억조차 가물가물했어요. 개성 넘치는 미술 작품을 볼 때면 부러움 섞인 감탄사만 내뱉었죠. 이번 명화 그리기 체험을 통해서 엄청난 자신감을 얻었답니다.” 총무를 맡고 있는 오퍼레이션팀 이경희 대리가 체험의 여운이 가시지 않은 듯 설레는 표정으로 말했다. 올해 12월에는 회원들의 손끝에서 태어난 작품들로 작은 전시회를 열 예정이다.
동호회장 오퍼레이션팀 강현정 과장은 모임 때가 되면 행복한 고민에 빠진단다. “회원들 모두 워낙 관심이 많은 분야이기도 하고, 동호회 활동을 통해 안목이 높아진 회원들에게 만족할만한 경험기회를 제공한다는 것이 생각보다 어려워요(웃음). 하지만 3교대 근무로 힘들어하는 직원들이 팝컬처를 통해 친목을 다지고 또 각자의 업무에 대한 이해와 의견 교류까지 활성화되고 있기 때문에 늘 보람을 느낍니다.”
팝컬처 회원들은 하나같이 입을 모아 말한다. “더 많은 GKL 가족들과 더 다양한 공연을 함께하고 싶어요. 정해진 예산 안에서 최대의 인원이 움직이기 위해 밥은 각자 해결한다니까요(웃음)” 문화를 사랑하고 사람을 아끼는 GKL 부산본부 동호회 팝컬처. GKL이란 이름 아래 그들만의 유쾌한 이야기가 계속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