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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KL 인사이드

GKL 휠체어 펜싱팀과
함께한 특별한 하루
젠틀함과 우아한 애티튜드의 검술 스포츠 펜싱을 경험해보셨나요? 봄이 한 발짝 다가와 제법 따뜻했던 지난 2월 26일, GKL휠체어펜싱팀의 선수단은 새 학기를 1주일 앞두고 있는 지역아동, 청소년들을 전용 훈련장에 초대해 펜싱체험활동을 함께하는 소중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날렵한 검날 끝에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앉아 꽃날이 되었던 그날의 현장을 소개합니다.

글.현유진 / 사진.김재룡 / 영상.임준형

GKL휠체어펜싱팀 전용 훈련장으로

강남코엑스점과 멀지 않은 곳, 남양주시 삼패동의 나지막한 산 근처 팔당물 옆에 GKL휠체어펜싱팀의 전용 훈련장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모던한 건물에 짜임새 있는 시설과 과학적인 동선으로 내실 있게 지어진 이 전용 훈련장은 2017년 3월에 마련되었습니다. 이후 선수단은 지방을 옮겨 다니는 어려운 환경에서 보다 안정적이고 체계적인 훈련에 임할 수 있게 되었답니다. 그 결과를 보여주듯 훈련장은 국·내외 대회에서 수상한 선수들의 피·땀·눈물이 담긴 빛나는 메달과 상패가 빼곡히 채워져 있었습니다. 국내 유일의 휠체어펜싱 실업팀이자 국가대표 선수단의 엄(격)근(엄)진(지) 훈련장이 오늘만큼은 선수단의 재능기부 활동으로 지역아동센터 펜싱 수업장이 되어 아이들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 과학적인 동선, 깨끗한 실내로 내실 있게 지어진 GKL휠체어펜싱팀 전용 훈련장

펜.알.못 뽀시래기들이 검을 잡기까지

오늘 하루만큼은 방학의 늦잠을 반납한 아이들이 훈련장에 모였습니다. 펜싱코트를 밟아보거나 펜싱 검을 잡아본 적도 없을 만큼 펜싱에 대한 작은 경험조차 없는 아이들이 한데 모였습니다. 호기심 어린 눈이 반짝이며 훈련장 곳곳을 둘러봅니다. 그리고 채 1시간도 되지 않아 선수단의 베테랑 지도자 신현국 코치의 지도 아래 스무 명의 펜,알,못 아이들은 펜싱 용어인 사브르!! 플뢰레!! 에페!!(펜싱경기의 종목)를 외치고, 알레!(경기 준비를 알리는 구호) 하는 코치님에게 위! 하고 대답하고 있었습니다.

이론수업과 안전 수업을 모범적으로 마친 아이들의 손에 드디어 펜싱 검이 쥐어집니다. 이제부터 실전 수업시간 시작입니다. 날렵한 은빛 펜싱 검과는 그 색깔부터가 몹시 파아~랗고, 매우 부운~홍한 것이 거리가 있어 보이지만 말이죠. 바로, 플라스틱의 연습용검입니다. 처음 펜싱을 접하는 아이들을 위해 안전한 소재로 만든 검을 제공했습니다. 실제 경기를 진행하기 위해 모자람이 없는 연습용 검입니다.
아이들의 손에 검이 쥐어지는 순간 훈련장은 다시 캐리비안 해적의 배가 되고 광선검 효과음이 들리는 스타워즈 촬영장이 되었습니다. 머리로 배운 펜싱을 몸으로 익혀보는 시간이 되자 ‘분명 몸 따로 머리 따로 생각처럼 되지 않겠지’라고 예상했던 것과는 다르게 아이들은 유연한 몸가짐의 펜싱 검객의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 어서와~ 펜싱은 처음이지? 처음 검을 손에 쥐고 신이 난 친구들!

곧 초등학교에 입학을 앞둔 몸집이 작은 친구 하나가 이날 많은 주목을 받았습니다. 폴짝폴짝 펜싱코트에서 스텝을 하는 귀여운 모습을 보여주는 반면, 평소 배드민턴 라이벌이라는 4학년 친구들은 승부욕에 불타는 시합을 3세트째 진행하고 있습니다. 승무원이 꿈이라는 여학생은 펜싱 재킷을 입고 흰 제비 같은 예쁜 모습의 셀피를 찍기도 합니다. 축구를 사랑하는 이충만군은 선수단이 펜싱꿈나무로 키우고 싶을 만큼의 운동신경으로 남다른 소질을 보이기도 하였습니다.

↑ 눈높이에 맞는 설명으로 펜싱수업이 이어집니다.

아름다운 공연 한편 같은 펜싱 수업

연습 경기와 수업이 끝난 후에는 GKL휠체어펜싱팀이자 국가대표 심재훈 선수와 조영래 선수의 에페 경기를 눈앞에서 관전할 수 있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펜싱을 체험한 친구들이 소위 알고 보게 되는 첫 펜싱경기는 그 깊이가 분명 다를 것이기에 다들 기대 가득한 표정입니다.
휠체어 펜싱과 비장애인 펜싱의 가장 큰 다른 점은 펜싱코트 위에 휠체어를 고정하고 경기를 진행한다는 데 있습니다. 단단히 고정된 휠체어는 선수들의 다리가 되어 검을 쓰는 상체의 움직임을 더욱 역동적으로 만들어줍니다. 선수가 전자 검의 끝을 마주하고 금속동의로 커버되는 유효한 부분을 일정 무게 이상의 힘으로 찔러 점수를 얻게 되는데, 시범경기에 임하는 선수들이지만 마스크가 벗겨질 정도의 격한 움직임과 쉼 없이 득점을 알리는 전자음으로 이내 훈련장이 가득 찼습니다. 경기의 시작을 숨죽여 지켜보던 아이들도 세련된 관전 예절을 배우며 선수들을 응원하였고 경기를 환호로 마무리하며 몹시 맛있을 점심식사를 반기는 세련된 펜싱인이 되어있었습니다.

아이들이 수업을 마친 후 떠난 훈련장에서 장비를 정리하는 중 드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1:1 연습경기를 하기 전 아이들은 “선생님, 검으로 어떻게 사람을 찔러요.” “선생님, 내 친구 안 아파요?”라는 말을 가장 많이 했습니다.
직장인으로 삶을 살아내는 동안의 나는 앞에 놓인 것들은 무조건 해내고 통과하고 넘어야 할 장애물로만 여기지 않았나? 내 친구인 누군가가 있었던 순간에도 배려와 여유 없이 무자비했을 나였겠구나 싶은 생각이 들면서 역사 깊고 예절 바른 펜싱이라는 아름다운 공연 한편을 관람한 듯한 추억으로 남을 수 있었습니다.

↑ 실제와 같은 경기관람과 기념품까지! 고마워요 GKL!

MINI INTERVIEW

  • 소통실 스포츠팀 윤희열 팀장

    오늘 진행한 선수들과 함께한 펜싱체험이 좋은 기억으로 심어졌기를 바랍니다. 즐겁게 가르침의 재능기부에 임해주신 선수단 분들과 시종일관 훈련장을 웃음으로 채워준 아이들에게 모두 감사드립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스포츠를 매개로 한 만남으로 서로 다름을 이해하고 소통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소통실 스포츠팀 신현국 코치

    펜싱은 아직까지 대중들에게 가깝게 닿아있는 스포츠는 아니지만 선진국이나 국내 일부 학교에서는 예절과 체력을 함께 배울 수 있는 과목으로 교육하는 운동입니다. 언젠가는 대한민국 남녀노소가 쉽게 즐길 수 있는 생활 스포츠가 되었으면 하는 것이 지도자로서의 저의 바람이고, 나아가 펜싱 저변 확대에 GKL휠체어펜싱 선수단이 도울 일이 있다면 보탬이 되고 싶습니다.

  • 덕소중학교 3학년 이충만 군

    평소 축구를 정말 좋아해서 솔직히 펜싱체험은 기대가 없었어요. 실내에서 하는 운동인데다가 축구와는 전혀 다른 운동처럼 보였거든요 하지만 오늘을 계기로 펜싱을 접해보니 펜싱도 축구 못지않은 순발력, 체력, 기술이 필요한 전신운동인 걸 알게 되었어요. 선수단들이 칭찬과 격려로 가르쳐주셔서 정말 감사했고요, 기회가 된다면 꼭 배워보고 싶어요. 앞으로는 축구 경기뿐 아니라 펜싱경기도 찾아서 볼 거예요!

GKL 휠체어 펜싱팀과 함께한 특별한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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