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들의 꽃 이야기
책장 사이사이 스며든 꽃향기를 따라
책장 사이사이 스며든 꽃향기를 따라
글. 최보기

사는 게 참 꽃 같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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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자 : 박제영(글&그림)
- 출판사 : 늘봄
- 가격 : 1만 5000원
꽃 같은 생각, 꽃으로 통하는 문학
어느 거리의 현수막에 ‘기분 꽃 같네’라 씌여 있었다. ‘꽃길만 걷자’는 말보다 훨씬 꽃다운 말로 다가왔다. ‘별안간 꽃이 사고 싶다. 꽃을 안 사면 무엇을 산단 말인가’란 시구도 잇따라 입가를 맴돌았다.(이진명 시인의 ‘젠장, 이런 식으로 꽃을 사나’ 中). 꽃 같은 기분에 취해 꽃으로 이어진 생각은 ‘(아이는) 꽃으로도 때리지 말라’는 교육지론과 함께 ‘내려 갈 때 보았네 / 올라갈 때 못 본 / 그 꽃’ (고은 시인의 ‘그 꽃’)을 거쳐 기어이 김춘수의 ‘꽃’에까지 이르렀다.

예술가들이 사랑한 꽃, 목란
꽃과 관련된 시를 이야기 하자니 현대문학의 거성 김윤식(영랑) 선생의 ‘모란이 피기까지는’을 뺄 수가 없다. 김춘수 시인의 ‘꽃’에서 벅찬 사랑을 본다면, 영랑의 모란에서는 마거릿 미첼 원작 소설의 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에서 오뚝이 여주인공 스칼렛 오하라와 연인 레트 버틀러를 열연했던 당대의 배우 비비언 리와 클라크 케이블의 포스터인 ‘찬란한 슬픔의 키스’가 힘 있게 겹친다.

일본 속담에 미인을 일러 ‘앉으면 모란, 서면 작약’이란 말이 있다. 모란은 한자로 목단(牧丹)이다. ‘화투’ 놀이를 아는 사람이면 ‘6월 목단’을 모를 리 없다. 여기서 잠깐, 박목월 시인의 ‘사월의 노래’에 김순애가 곡을 붙인 노래 ‘목련 꽃 그늘 아래서 베르테르의 편지를 읽노라’에 등장하는 목련은 모란과 전혀 다른 꽃임을 기억하자. 모란과 작약은 자매지간이나 모란은 나무, 작약은 풀이다. 매혹적인 자태로 화중지왕(花中之王), 국색천향(國色天香)이라 불렸다.
그럼 영랑만 모란을 노래했을까? 중국 당나라 시선(詩仙) 이태백이 더욱이 먼저 절세미인 양귀비를 두고 ‘명화경국양상환(名花傾國兩相歡), 모란과 경국지색이 서로 반기니’라며 ‘청평조사(淸平調飼)’를 읊었다. 시뿐만 아니다. 1960~70년대 화투놀이를 하던 민초들의 찰진 삶에도 모란은 피었다. 목단 열 끗 패를 20세기 한 때를 주름잡았던 여배우 김지미 씨에 비유하기도 했었다.
그럼 영랑만 모란을 노래했을까? 중국 당나라 시선(詩仙) 이태백이 더욱이 먼저 절세미인 양귀비를 두고 ‘명화경국양상환(名花傾國兩相歡), 모란과 경국지색이 서로 반기니’라며 ‘청평조사(淸平調飼)’를 읊었다. 시뿐만 아니다. 1960~70년대 화투놀이를 하던 민초들의 찰진 삶에도 모란은 피었다. 목단 열 끗 패를 20세기 한 때를 주름잡았던 여배우 김지미 씨에 비유하기도 했었다.
풍성한 꽃 내음 가득한 [사는 게 참 꽃 같아야]
시인 박제영은 그 옛날 장면을 기억해 한 편의 삽화처럼 시를 썼다. “쓰잘데기 없이 또 김지미가 와부렸어 형님 가지셩 / 육목단 열끝을 삼촌은 늘 김지미라 불렀지라 … … 모란을 따라 삼촌의 봄날은 갔지라 / 그게 무에 대수간 / 갈 테면 가라지라 … …모란을 따라 나의 봄날도 가겠지라 / 무에 대수간 / 갈 테면 가라지라”
시인은 덧붙여 말했다. “부귀도 영화도 죽고 나면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꽃이 아무리 예쁜들 화무십일홍! 열흘 붉은 꽃이 없다지요. 그래도 꽃처럼 붉은 화양연화(花樣年華)의 한 시절을 보내고, 그 추억으로 사는 것이 인생 아닐런지요.”
이렇게 시인 박제영이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린 신간 [사는 게 참 꽃 같아야]는 꽃, 문학, 노래, 영화 등의 이야기가 잘 버무려졌다. 1980년대 청춘들의 잠을 붙잡았던 심야 라디오 방송 ‘별이 빛나는 밤에’나 ‘음악이 흐르는 밤’을 읽는 것 같다. 봄의 꽃 ‘목련, 냉이꽃, 벗꽃, 찔레꽃, 진달래, 박대기꽃’ 등 18개, ‘수국, 봉선화, 작약, 능소화, 며느리밥풀꽃, 수련’ 등 여름 꽃 20개, ‘구절초, 국화, 꽃무릇, 억새, 무화과, 사루비아, 코스모스’ 등 가을 꽃 7개, ‘동백, 매화, 수선화, 서리꽃, 에델바이스, 대나무’ 등 겨울 꽃 6개가 각자의 이야기를 들고 나왔다.
시인은 덧붙여 말했다. “부귀도 영화도 죽고 나면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꽃이 아무리 예쁜들 화무십일홍! 열흘 붉은 꽃이 없다지요. 그래도 꽃처럼 붉은 화양연화(花樣年華)의 한 시절을 보내고, 그 추억으로 사는 것이 인생 아닐런지요.”
이렇게 시인 박제영이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린 신간 [사는 게 참 꽃 같아야]는 꽃, 문학, 노래, 영화 등의 이야기가 잘 버무려졌다. 1980년대 청춘들의 잠을 붙잡았던 심야 라디오 방송 ‘별이 빛나는 밤에’나 ‘음악이 흐르는 밤’을 읽는 것 같다. 봄의 꽃 ‘목련, 냉이꽃, 벗꽃, 찔레꽃, 진달래, 박대기꽃’ 등 18개, ‘수국, 봉선화, 작약, 능소화, 며느리밥풀꽃, 수련’ 등 여름 꽃 20개, ‘구절초, 국화, 꽃무릇, 억새, 무화과, 사루비아, 코스모스’ 등 가을 꽃 7개, ‘동백, 매화, 수선화, 서리꽃, 에델바이스, 대나무’ 등 겨울 꽃 6개가 각자의 이야기를 들고 나왔다.

‘하얀 목련’ 같은 가수 양희은 씨의 이야기
가장 먼저는 봄의 전령인 목련으로 이야기가 시작되는데, ‘오오! 내 사랑 목련화야. 그대 내 사랑 목련화야’로 시작하는 노래는 양희은의 ‘하얀 목련’으로 이어진다.
‘하얀 목련이 필 때면 다시 생각나는 사람. 봄비 내린 거리마다 슬픈 그대 뒷모습…’ 노랫말을 양희은 씨가 쓴 것은 지병이 악화되어 큰 수술을 앞둔 1982년 어느 봄날이었다. 병실 창밖으로 봄 햇살을 받고 있는 하얀 목련이 일순에 지고 마는 것을 보며 자신의 삶을 성찰했던 노래가 양희은의 ‘하얀 목련’이었다. 이렇듯 51개의 꽃과 얽힌 이야기를 풍성하게 담아낸 춘천 토박이 시인 박제영의 [사는 게 참 꽃 같아야]는 찰진 입담처럼 구수하게 느껴지기까지 하다.
‘하얀 목련이 필 때면 다시 생각나는 사람. 봄비 내린 거리마다 슬픈 그대 뒷모습…’ 노랫말을 양희은 씨가 쓴 것은 지병이 악화되어 큰 수술을 앞둔 1982년 어느 봄날이었다. 병실 창밖으로 봄 햇살을 받고 있는 하얀 목련이 일순에 지고 마는 것을 보며 자신의 삶을 성찰했던 노래가 양희은의 ‘하얀 목련’이었다. 이렇듯 51개의 꽃과 얽힌 이야기를 풍성하게 담아낸 춘천 토박이 시인 박제영의 [사는 게 참 꽃 같아야]는 찰진 입담처럼 구수하게 느껴지기까지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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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중인 ‘최보기의 책보기’ 서평 중, 젊은 세대의 실생활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주제를 망라한 국내외 추천도서 63권의 서평을 엄선했다.

최보기
- 글쓴이는 북칼럼니스트이자 서평가다. 에세이집 '거금도 연가' '놓치기 아까운 젊은 날의 책들' 풍자소설 '박사성이 죽었다'를 출판했다. 현재 뉴스통신사 '뉴스1'에 매주 '최보기의책보기'란 서평을 연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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